5월은 자연의 환생과 아름다움이 꽃 피는 시기로, 산을 방문하기에 이상적인 시기입니다. 이 글은 5월에 가기 좋은 산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봄의 햇살과 싱그러운 식물들의 무성한 푸릇함이 느껴지는 산들은 자연 애호가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습니다. 그림 같은 풍경과 함께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트레킹이나 하이킹을 즐기거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여유로운 산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번 5월에는 자연 속에서 에너지를 얻고 신선한 공간에서 스트레스를 풀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다양한 산들 중에서도 특히 5월에 아름다운 모습을 선사하는 몇 가지 산들을 소개하겠습니다.
봉화산烽火山(920m)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산 이름이 봉화산이다. 5월 산행지로 추천하는 봉화산은 남원과 장수 경계에 있는 백두대간 주능선의 봉화산이다. 전북 남원시 아영면과 장수군 번암면의 경계를 이루는 이 산은 5월이면 철쭉 능선이 된다. 매년 5월이면 대간꾼들과 철쭉을 즐기려는 등산 동호인들에게 인기를 끌지만, 바래봉이나 황매산에 비하면 쾌적한 수준이다.
철쭉 명산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는 아니지만, 능선을 온통 뒤덮은 철쭉과 진정한 철쭉산행의 진수인 철쭉 터널을 걷는 즐거움은 바래봉과 황매산보다 더 낫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그만큼 군락을 이뤄 잔뜩 피어 있고, 철쭉으로는 드물게 키가 2m 훌쩍 넘는 것도 많아 철쭉터널의 진수를 보여 준다.
봉화산 기슭의 남원시 아영면 성리마을은 <흥부전>의 주인공 흥부의 고향으로도 불린다. 철쭉이 매봉 일대와 봉화산 정상 일대에 군락을 이루고 있어, 백두대간 능선인 복성이재에서 산행을 시작해 종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매봉과 정상을 거쳐 9부 능선에 자리한 임도를 따라 되돌아오거나, 흥부마을이 있는 구상저수지 방면으로 하산하는 코스가 인기 있다. 복성이재에서 구상저수지까지 6km이며 4시간 정도 걸린다.
팔공산八空山(1,193m)
팔공산이 곧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국립공원이 되면 즐겨 오르던 등산로 중 일부는 산행이 금지되고, 리지나 암벽등반도 허가 받아야 가능해진다. 국립공원이 되기 전 마지막 자유를 조용히 음미하는 건 어떨까. 5월은 석가탄신일이 있어 팔공산의 기도발 좋은 숱한 명소를 순례하는 의미도 있으니, 올해 5월에 반드시 산에 가야 한다면, 팔공산을 빼놓을 수 없다.
팔공산은 대구 북동쪽을 장벽처럼 감싸고 동서로 길게 뻗어 있다. 동으로 관봉(갓바위·850m)에서 능성재~동봉~서봉~한티재~가산架山(901.6m)을 거쳐 6·25 전쟁 격전지인 칠곡군 가산면 다부동에 이르기까지 30km의 산줄기를 이루고 있다. 긴 주능선에 갓바위, 동봉 동릉, 톱니능선 같은 바위가 있어 조망이 시원하다. 갓바위(관봉) 주차장에서 갓바위를 거쳐 동봉에 올랐다가 동화사로 내려오는 13km 코스가 인기 있다. 팔공산의 명소를 두루 거치는 당일산행 코스로 6~7시간 정도 걸린다.
설악산 귀때기청봉(1,576m)
대청봉은 가봤어도 귀때기청봉은 안 가본 등산인이 많다. 같은 북한산이라도 백운대에서 본 경치와 문수봉에서 본 경치가 완전히 딴판인 것처럼 설악산 서북주릉의 맹주인 귀때기청봉에 올라야 설악의 더 넓은 진면모를 보았다 할 수 있다.
산불방지 입산금지가 풀리는 5월 16일부터 5월 말까지 귀때기청봉에서는 털진달래가 핀다. 진달래 명산의 분홍 물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1,500m대 능선에서 운해와 어우러진 진달래는 낮은 산 진달래보다 더 멋있어 보이기 마련이다. 남쪽으로 장쾌한 가리봉 능선이 뻗었고, 북쪽으로 공룡능선이 낮게 흘러간다. 서북주릉에서만 누릴 수 있는 장관이다.
나지막한 진달래 명산이 부드럽게 씹히는 광어회라면 5월 중순의 귀때기청봉은 도미회나 우럭처럼 쫄깃하면서 감칠맛이 나는, 풍부한 즐거움이 있다. 찾는 이가 적은 이유는 산행이 어렵고, 원점회귀가 어려운 것도 한몫한다. 한계령에서 귀때기청봉 거쳐 서북능선을 주파해 대승령에서 장수대로 내려가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12km이며 8시간 정도 걸린다.
서리산(832m)
서리산은 경기도 남양주와 가평 경계의 철쭉 명산이다. 5월이면 정상 부근에 화려한 철쭉 꽃밭이 형성된다. 서리산 철쭉은 광활하게 펼쳐지는 진분홍의 향연은 없으나 수더분한 맛이 있다. 또한 철쭉 터널 아래로 산길이 나 있어 꽤 환상적인 분위기다. 철쭉이 풍년을 이룬 해의 제일 좋은 날에 맞춰 가면, 정상 서쪽의 철쭉동산 데크 전망대에서 한반도 모양의 철쭉을 볼 수도 있다.
서리산은 축령산과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능선이 이어져 있다. 그래서 축령산 철쭉이라고도 불리는데, 능선이 이어진 축령산(886m)이 서리산보다 더 높아 주봉처럼 인식되기 때문이다. 또 가장 인기 있는 산행 기점이 축령산자연휴양림이라 축령산에 속한 위성봉으로 이미지가 굳어졌다.
산행은 축령산자연휴양림을 기점으로 한 원점회귀가 일반적이다. 긴 산행을 원할 경우 휴양림 1주차장~수리바위~축령산 정상~서리산 철쭉동산~휴양림으로 한 바퀴 원을 그리며 도는 코스가 제일 좋다. 능선을 따라 크게 돌며 축령산 특유의 남성적인 장쾌함과 서리산 특유의 아기자기한 여성미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다. 9㎞ 거리이며 5시간 정도 걸린다. 위험한 곳은 드물지만 가파른 길이 많아 초보자에겐 쉽지 않다. 휴양림 2 주차장에서 절고개로 올라 서리산 정상에 올랐다가 되돌아오는 6km의 쉬운 코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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